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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별 보고 들어와야지

별 보고 들어와야지

 

                           행전 박영환

 

어릴 때 늦잠을 잘 수 없었다

먼동이 틀 때쯤이면 

아버지는 대문을 활짝 열었고 

할아버지는 쇠죽솥에 불을 때기 시작했다

할머니는 닭 모이를 주느라 구구단을 외웠고

어머니는 두레박으로 물을 길어 아침식사 준비로 분주했다

 

그때마다 나는 부시시 일어나

책상머리에 앉아 책 속에 들어 있는 글자들을 건져 올렸다

밖에 잡혀 나가지 않으려면 그게 제일 상책이었다

글자한테 오히려 코가  꿰여 머리를 내리박곤했자만

아닌 체, 번쩍번쩍 빛이나는 노다지를 캐는 듯 인내심을 발휘했다

 

놋그릇에 담긴 막걸리 한 대접을 비우고 난 할아버지

나의 어깨를 툭 치신다

나는 할아버지가 무슨 말씀을 하려는지 이미 알고 있다

농사를 잘 지으려면  부지런해야 되는 거여

별 보고 나갔다가 별 보고 들어와야 되지

공부도 이치는 똑 같은 것 아닌감

 

 

*農은 曲(노래 곡) + 辰(별 진), 즉 별을 노래한다는 것이니 별 보고 나왔다가 별 보고 들어간다는 뜻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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