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국내여행

증도-느려서 더 행복한 섬 / 전남 신안군

   증도-느려서 더 행복한 섬 / 전남 신안군

 

                                                            

                                                                  행전 박영환/ 2012.8.12.  

 

          

 

 

 

 

이웃 임자도에서 나와 증도에 들어간 시간은 오후 3시, 별로 크지 않는 섬이니 대충 다 볼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짱뚱어다리를 지나 천년의 숲길, 우전 해변, 신안갯벌센터에 이르니 이미 해가 저물었다. 시간이 늦어 들어갈 수도 없었다. 이 ‘갯벌 센터’는 ‘슬로시티센터’란 다른 이름까지 가지고 있었다. 오늘만 시간이랴, 서둘지 말고 천천히 보란 뜻이 담겨 있는 것 같았다.    

  섬 곳곳에 ‘느려서 더 행복한 섬 증도,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란 특이한 구호가 걸려 있다. 1999년 이탈리아 4개 도시에서 느리지만 행복한 삶을 지향하는 운동이 확대되어 전 세계적으로 20개국 135개 도시가 슬로시티(Slow City )로 지정되었고 이곳은 2007년도에 아시아 최초 슬로시티로 인증 받았다.

  ‘느려서 행복한 섬 증도’는 현재 자동차 없는 무공해 섬을 추진 중에 있고, 전기 차, 마차, 자전거 섬, 금연의 섬, 별 헤는 섬(DarkSky), 친환경 농업, 친환경 세제 사용 등으로 슬로시티 관광지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 

  이곳은 ‘슬로시티’ 뿐만 아니고 ‘천국의 섬’으로도 불리는 곳이다. 전남 신안군은 군 전체가 거의 섬인데 그 수가 1004개이기에 ‘천사의 섬’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 중에 특히 증도는 ‘천사의 섬’ 속에서도  ‘천국의 섬’이라 부르고 있다. 처음에 그 말을 들었을 때 혹시 기독교와 연관이 있는가 하는 생각을 했는데 역시 연관이 있었다.

  문준경(文俊卿1891- 1950) 전도사란 분이 있었다. 그분은 서울에서 목회 공부를 하고 고향으로 내려와 교회를 개척했다. 이곳은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유배지로 이용되었던 고립과 단절의 지역이었으며  토속 신앙이 주민들 사이에 뿌리 깊게 내려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 기독교를 전도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그는 특히 여성의 몸이지만 고무신 단단히 신고  신안군 일대 여러 섬을 나룻배를 타거나 갯벌에 빠져 다니면서 헌신적으로 전도를 했다. 그러던 중 1950년 10월 5일, 증동리 앞 백사장에서 인민군들에 붙들려 순교하고 말았다. 

  문 전도사는 증동리 교회를 비롯하여 여러 교회와 기도소를 설치했으며 많은 목회자를 배출하는데 공헌했다. 이 영향으로 증도는 타종교는 없고 주민 90% 이상이 기독교만 믿게 되어 ‘천국의 섬’이라 부르게 되었다.

  대단한 열정이 만든 결과였다. 그 거룩한 역사에 큰 박수를 보내며 문 전도사의 순교 기념비 앞에서 묵념을 했다. 

  이미 날이 저물기에 일단 섬을 벗어나서 근처 지도에 숙소를 정했다. 이튿날, 잠시 고민을 했다. 증도에 다시 들어가서 못다 본 곳을 더 보고 오느냐, 아니면 그 정도로 마무리 하고 다른 여행지를 가느냐.

  그때 ‘슬로시티’란 말이 다시 떠올랐다. 다른 곳은 몰라도 이곳만은 천천히 보아야만 참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또 그렇게 하는 것이 증도에 대한 예의란 생각까지 들어 다시 증도로 방향을 잡았다. 새로 들어가니 전날보다 훨씬 길이 편했다. 전날만 해도 지도와 증도를 구분하지 못하고 지도 다리를 증도 다리로 생각했는데 이날은 증도의 빨간 다리가 눈에 분명히 들어왔다.

  예로부터 이곳은 물이 적은 섬이라 하여 시리섬(시루섬)으로 불렀으며 이를 한자로 바꾸어 ‘증도(甑島)’라고 했다. 이 증도도 처음에는 전증도와 후증도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간척사업으로 두 섬이 합치게 되었고 이름도 ‘증도(甑島)’ 대신에 여러 섬이 합쳤다는 의미로 ‘증도(曾島)’라 고쳤다.

  먼저 들린 곳이 ‘송․원 대 유물 매장 해역’ 이었다. 1975년, 도덕도 주변, 만들 앞바다에서 한 어부의 그물에 도자기가 걸려온 것이 계기가 되어 1984년 9월까지 11차례 수중 발굴 조사를 통해 약 700여 년 전 도자기, 금속제품, 석제품 등이 인양되기 시작했다. 이들은 엄청난 가치가 있는 큰 보물이었다. 이를테면 그 모든 것을 제외한 여기에서 나온  234가지 800만개에 이르는 구리동전의 값어치만 해도 발굴당시 화폐가치로 해도 100억 원이 넘는다고 하지 않는가! 이 유물 발굴은 세계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집중시킨 사건으로 당시 교역과 문화사의 실체를 밝히는 고고학 연구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였다. 발굴 기념비 앞에서 찬찬히 그 내역을 읽으며 보물선이 침몰되던 당시의 급박한 상황을 떠올렸다.

  일본으로 향하던 이 중국 무역선은 당시의 기술로는 최고급인 쌍돛대 목선이었을 것이다. 적재 중량 187톤, 얼마나 뿌듯했을까. 그러나 천재지변 앞에는 보물도 돈도 아무 소용이 없었다. 

  이곳은 한반도에서 일몰이 가장 아름다운 곳이라고 한다. 혹시 700년 전 그 아픔이 아직도 삭지 못하고 하늘을 붉게 물들이는 것은 아닌지. 바라건대  모두 잊어버리고 보물의 빛으로 빛나기를 빌어본다.

  짱뚱어다리를 다시 지났다. 총 길이 472미터의 이색적인 다리이다. 가족단위로 온 사람들이 많다. 마치 영화 속의 주인공이 된 듯 갯벌 위를 거니는 모습은 그 자체가 그림이고 사진이었다. 어느 장면을 담아도 좋았다. 열심히 셔터를 누르고 있는데 감탄을 하는 아이들이 목소리가 들렸다. “엄마, 저것 보아.” “어디 보자, 저게 바로 짱뚱어란다.” 농게, 칠게들도 옹기종기 모여 소꿉장난을 했다. 하기야 짱뚱어 편에서 보면 그렇게 편치 않을 수 있으나 그들도 이들이 자기들을 괴롭히지 않는다는 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 그럴수록 더더욱 조심을 해야지. 살아 있는 것은 살아야 할 이유가 있는 것.

  전날 시간이 늦어 보지 못한 슬로시티 센터로 갔다. 빠름을 거부하고 느림을 선택한 슬로시티 증도를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곳이라니 크게 기대가 되었다. 그런데, 그 기대가 무너지고 말았다. 문이 꽁꽁 닫혀있었기 때문이다. 왜 열지 않는단 말인가? 여름철이라 관광객이 많다. 거기에다가 오늘은 더더구나 사람들이 많이 오는 일요일이 아닌가.

  그런데 나중에 알고 보니 문을 열지 않는 이유는 오히려 ‘일요일’에 있었던 것 같다. 이곳이 바로 기독교인들만 사는 ‘천국의 섬’이 아니던가. 그러고 보니 아침에 들어올 때 입구 매표소에도 종사원들이 없었다. 전날은 분명히 입장료를 받았는데, 이상하게 지키지 않아, 이른 시간이라 그런 줄 알았는데  그것도 일요일이기 때문에 근무를 하지 않은 것이다. 과연 슬로시티 ‘천국의 섬’ 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쉽지만 충분히 이해는 되었다.

  화도 노두에 들어섰다. 만조 때는 섬이 꽃봉오리 같다하여 화도라고 한다. 썰물 때 드러나는 갯벌위에 돌을 쌓아 건너 다녔던 노두로 예전에는 물때를 모르고 들어갔다가 갇혀버리는 일도 있었다고 한다. 마침 물때가 맞아 차를 가지고 들어갔다. 길이는 1.2킬로미터이다. 넓디넓은 갯벌습지 보호지역의 노두를 횡단하여 들어가는 것은 특이한 체험이기는 하지만 길이 좁아 차 두 대가 교차하기 힘들기 때문에 상대편을 잘 살펴서 건너야 한다. 

  특히 이곳은 어느 방송의 TV 드라마 ‘고맙습니다’를 촬영한 곳이기에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참, 여러 사람을 고맙게 하는 지역으로 만들었다. 

  화도 가는 길에 백로 떼가 훨훨 나는 것을 보았다. 백로는 진흙 밭에서 나와도 언제나 백로이다. 사방이 진흙인데 나도 어쩔 수 없었다는 둥, 그런 변명을 늘어놓지 않는다. 그래서 백로는 귀하게 대접을 받는 것이다. 

  증도의 명물 중 하나가 태평염전이다. 한국 전쟁 이후 이북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을 구제하고 삶의 터전을 마련하기 위해 정부가 조성한 것이다. 넓은 소금밭과 저수지 그리고 자연생태계의 생물권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염생 식물원, 60여동의 소금창고가 일렬로 늘어서 있어 이국적인 풍경을 연출하고 있었다.

  이 염전 입구에 소금 박물관이 있다. 이는 석조 소금창고를 원형을 유지한 채, 소금박물관으로 조성한 것이다. 박물관 안에서 이야기하는 소금은 인류학적인 측면부터 소금에 대한 일화까지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으며 지금까지 소금이 고혈압과 당뇨의 주범이라고 여겼던 오해를 풀고 소금이 인체에 유익하게 사용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소금을 어떻게 섭취해야 하는 지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살펴보게 했다. 

  “너희는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어라.” 성경의 말씀이다. 이는 기독교인들의 지향점이다. 설사 기독교인 아니라도 화두로 삼을만하다. 그런데 이 말씀 중에 빛은 그러하다 해도 ‘소금’이 2대 과제의 하나로 된 것은 특이하다. 얼른 생각하면 빛과 다음에 네모를 만들면 들어갈 다른 말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그러나 모든 음식에 간을 맞추는 것은 소금이다. 이를 강조한 섭리에 감동을 하고 만다.  

  그 소금을 생산하는 국내최대 염전이 이 증도에 있다. 이는 아무래도 우연이 아닌 것 같다. 신안군이 1004개의 섬으로 이루어져 ‘천사의 섬’이 된 것, 그 중에 주민 90%가 기독교를 믿어 '천국의 섬'이 된 것, 그 속에 보석 같은 소금이 쌓여 있는 것, 이 어찌 우연일 수 있겠는가, 증도는  이미 약속의 땅이었던 것 같다.

  천천히 천천히 그 약속이 큰 빛으로 빛나기를 빌었다.    

  

짱뚱어 다리

 

갯벌 도립공원, 유네스코 생물권 보전지역, 갯벌습지 보호지역

 

 

 

 

천년의 숲을 중심으로 잘 조성된 공원 - 몽골텐트촌이 보인다.

 

우전해변

 

 

신안 갯벌센터, 슬로시티센터

 

노거수

 

 

 

증도의 곳곳에 태양초를 말리는 풍경을 볼 수 있다.

 

태양광 발전소

 

 

신안 유물발굴 기념비

 

기념비  설명

 

 

 Treasure Island

 

한반도에서 가장 아름다운 일몰을 보는 곳

 

문준경 선교사 순교기념비

 

 

 

화도 가는 길에 만난 백로

 

 

드라마 세트장

 

 

 

화도 - 노두

 

대초마을 옛이야기 체험장 

 

태평염전 입구

 

염전

 

소금 박물관

 

연대별 소금

 

소금

 

 

 

 

승마 체험

 

 

태평 염생 식물원

 

염생 식물원

 

염생 식물원 정자

 

 

소금 창고

 

생태체험 학습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