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도지역 서원•재실 탐방(26)
출천지효(出天之孝)인 박양춘 선생을 기리는 보강재(普岡齋)
행전(杏田) 박영환(朴永桓)
청도향교 홍보장의. 청도문협 회장

<보강재>

<2020년 7월 9일, 청도신문>
청도군 풍각면 흑석리 마을 뒤편 대나무 숲을 배경으로 자리 잡고 있는 보강재(普岡齋)를 찾았다. 배향인물은 모헌(慕軒) 박양춘[朴陽春, 1561년(명종16)〜1631(인조9)] 선생이다. 공의 본관은 밀성이며 밀양에서 흑석마을로 이거했다. 생원 김천수(金天授)에게 수학했는데 학문에 정성을 다하고 처신에는 예절을 다하니 김 공이 소중히 여기고 다른 학동들에게 그 행동을 본받게 했다.
임오년(1582년)에 부친상을 당하여 장례를 지낸 뒤 집에서 40 리나 떨어진 죽곡리 선영 아래 여막을 짓고 낮에는 묘소를 지키고 밤에는 집에 돌아와 조모와 모친을 극진히 봉양했다. 하루는 여막에 가는데 삼랑진읍(三浪津邑) 임천리(林泉里) 광탄(廣灘)에 이르자 폭우가 쏟아져 강물이 넘쳐 도저히 건널 수가 없었다. 이때 하늘을 향해 울부짖으며 목 놓아 슬피 울었는데 마침 강물이 갈라져 길이 열리니 옷도 적시지 않고 건널 수 있었다. 들에 있던 사람들이 이를 보고 “지극한 효성에 하늘이 감동했다.”라고 했다.
임진왜란이 발발했을 때 마침 할머니와 어머니가 함께 돌아가셨는데 왜적을 피하지 아니하고 빈소를 마련하여 관곽(官廓)을 지키며 엎드려 끊이지 않고 애통하였다. 왜장(倭將)이 이 모습에 감동하여 “이 사람은 출천지효자(出天之孝子)다. 해(害)를 가하지 말라.” 하고는 약물도 남겨놓고 ‘뒤를 따르는 자는 이 마을에 들어가지 말라’는 표치(標幟)까지 세우고 물러갔다. 침략을 한 처지라도 지극한 효성에 크게 감동한 것이다. 공은 전쟁 통에 올바른 장사를 지내지 못했기에 10여 년 동안 마의(麻衣)와 상립(喪笠)을 벗지 않았다. 공의 사후에 그 효성과 청렴함[孝廉]이 알려져 이조참의(吏曹參議)에 증직되었는데 그 행적이 삼강록(三綱錄)과 밀주지(密州誌)에 에 등재되어 있다.
1912년 손익현(孫翼鉉), 조세모(曺世模), 이후성(李厚性), 이병희(李炳熹) 등의 사림들이 그 사적을 기념하기 위해 공의 출생지인 경남 밀양시 부북면 후사포리에 여표비를 건립하고 비각을 세웠다. 비석의 제액은 ‘모헌박선생여표유허비명병서(慕軒朴先生閭表遺墟碑銘幷序)’라 하였고, 비문은 김도화(金道和)가 지었고 글씨는 안종석(安鍾奭)이 썼다. 비석은 경남문화재자료 제195호이다.
보강재 마당에 ‘난리 중에 여막을 지키니 능히 임금을 따르지 못하여 여막을 모셔도 효를 다하지 못하고 정성으로 나라를 걱정하여도 충성은 어렵고 하늘을 우러러 나를 돌아보니 내 몸이 부끄러운 가운데 있다.’는 모헌 선생의 시가 돌비에 새겨 져 있다.
마을 앞 국도변에 공의 후손인 박수광 처 김해 김씨 열부각이 있어 대대로 효열(孝烈)의 가문임을 짐작하게 한다. 단칸 규모의 맞배 기와집인데 ‘열부 학생 박수광 처 유인 김해 김씨지려(烈婦學生朴秀光妻孺人金海金氏之閭)’라고 쓴 정려 현판이 걸려 있다.
‘충과 효’란 시제로 글을 올렸다
나라를 따르려면 여막이 비게 되고
여막을 지키려니 나라가 걱정이다
하늘도 그 마음 알 터 부끄러워 마소서

<밀양시 부북면 후사포리에 소재하는 여표비각>

<보강재 안에 세워진 모헌 선생 시비>

<모헌의 후손 박수광의 처 김해 김씨의 열부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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