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청도반시/ 행전 박영환

잘 가거래이 친구야
행전 박영환
올해도 주황색 이야기들이 등불처럼 가지에 매달렸습니다
꽃일 때도 우리는 애써 아이들의 목에 걸려
별꽃이라 우겼습니다
풋감이라고 업신여길 때도 아니라고 눈물 뚝뚝
순간을 견디지 못해 먼저 뛰어내렸던 우리의 귀한 형제 순이와 돌이
그들을 슬퍼할 겨를도 없이 밀려든 천둥 번개 그리고 태풍
목숨을 지탱하게 해달라고 두 손을 모았습니다
뜨거운 햇살에 얼굴이 익을 때, 잎사귀가 조용히 감싸주었습니다
드디어 9월, '홍시구나' 하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이제 다 컸다는 성취감, 할 일을 다 한 것 같았습니다
10월, 우리가 생각해도 달덩이었습니다
한창 값을 튕길, 탱글탱글한 색깔 고운 아가씨
우리 볼을 깨물고 싶어 하는 사람들 침깨나 흘렸습니다
장대가 올라오고 사다리가 걸쳐지고 집게가 오르내렸습니다
올해는 중국말을 하는 청년도 왔고 캄보디아 말을 하는 처녀들도
우리를 따 내렸습니다
우리 중에는 청도반시 축제에 출품되어 상을 받는 친구도 있고
더러는 감말랭도 되고 곶감도 되지만
대부분 하나 둘, 박스에 담겨 도회지 여행을 하게 되었습니다
잘 가거래이 친구야, 그 동안 참 의지가 되고 즐거웠구나.






























'청도가 좋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차산 농악 정기 발표회 (0) | 2022.11.11 |
|---|---|
| 소고공 시제 (0) | 2022.11.09 |
| 외길 인생, 65년 이발소 박산근님 (1) | 2022.11.09 |
| 밀양박씨 소고공파 여충사 및 충렬사 추향 (1) | 2022.11.09 |
| 청도 세계코미디아트페스티벌 과 청도반시축제 (0) | 2022.11.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