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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정신 차려라

정신 차려라

 

행전 박영환

 

돋보기를 쓰고도

바늘귀를 찾지 못해 쩔쩔매는 아내에게

근시안인 내가 실을 꿰어주며

벌써 그렇게 눈이 나쁘면 쓰냐고 농담했다

 

바늘을 건네받은 아내는

떨어진 단추를

제자리에 붙여놓고

밥상을 차렸다

이상하게 국의 간이 맞지 않았다

요즈음 너무 짜게 한다고 했더니

미안해하며 나이가 드니

미각이 자꾸 무디어진 것 같다고 하며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얼굴이 어두워졌다

 

순간

심하게 한 대 얻어 맞은 것 같았다

노안에 바늘귀 찾는 것만 어려운 줄 알았더니

미각까지 무디어졌다니

요리 솜씨 좋던 아내에게는

전혀 생각지 못했던 일이다

내가 너무 무심했다

 

살아오면서

아내에게 얼마나 고마워했던가

회초리 하나 들고 내 종아리를 내리쳐야 할 것 같다

“밥만 먹지 말고 미안한 마음까지 같이 먹으며 밥상 차리는 아내를 보며 정신 바짝 차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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