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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질경이 차

질경이 차

 

                                    박영환

 

 

아내가 질경이 차를 끓였다

질경이를 차로 마시는 것은 처음이다 

 

길가나 산야에 아무렇게나 살아

좀처럼 내 세상이라고 어깨를 편 적이 없고

늘 아픔을 안으로 삭이며 눈을 감고 있었던 그다

그저 참고 견디라는 지엄한 요구에

아픔까지 사치였던 그는

스스로 회초리 하나 들고

다리에 피멍을 만들지 않았던가

 

온몸을 다한 뜨거운 향이 감동으로 다가온다

찻잔을 들고 창밖을 내다본다

눈이 조용히 내리고 있다

참고 덮어버리는 눈의 속성이

질경이와 닮은 점이 많은 것 같지 않느냐고 하니

아내는, 그도 그렇지만 자기를 잊어버리고 살아온 

여인들의 삶이 바로 질경이의 모습인 것 같다고 했다

그렇구나

아내라는 강, 어머니라는 산, 얼마나 깊고 험한가

서린 김 사이로 할머니, 어머니의 얼굴이  다가왔다

이윽고 아내까지도. 

 

                                                                                                                 2014. 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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