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녀의 꿈/ 경주시 감포 대본3리
행전 박영환 / 2012. 6.10.
그녀의 이름은 해녀이다
부모에게 해녀란 이름 받지 않았지만
자신도 모르게 해녀가 되어 있었다
열여섯 꽃다운 나이, 부모님 여의고
동생들 뒷바라지를 위해 광목천 두르고
바다에 뛰어든 지 어언 오십년
도회의 불빛에 눈길을 줄 여유가 없었다
거센 파도와 싸우며
흰 장갑 등불삼아 칠흑 같은 바다를 헤맸다
청춘을 고스란히 바친 바다
점차 숨비소리도 약해지지만
후회는 없다
지금도 바다에 몸을 맡기면 괴로움도 피곤함도 눈 녹듯이 사라진다
오히려
누가 대를 이어
저 바다의 지킴이가 될 지 걱정이다
이따금
찰싹이는 파도에게 조용히 뇌인다
그래도 행복했다고
그녀는 시인이다
오십이 되던 해, 한 편
환갑 해에 한 편
꼭 두 편만 썼지만
그녀의 시는 가슴에서 젖어 나온 감동이 있다
초등학교 졸업장은 있어도
가난 때문에
학교에 다닌 날보다 다니지 않은 날이 더 많은 그녀
한 때는 선생님이 되고 싶은 꿈이 있었다는 그녀
그녀는 어느 새
시로써 사람을 가르치고 있다
일흔 살에는 어떤 시를 쓸까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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