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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안압지에 오면

안압지에 오면

                                     

    행전 박영환

 

안압지에 오면  

파인 김동환 시인이 저쪽 못가에서 흐험, 큰 기침을 하고

터벅터벅 걸어올 것 같다

천년 묵은 안압지도 돌던지니 풍덩 대답이 있는데

열아홉살 이 기집애야 너는 귀도 없느냐, 입도 없느냐 하고

애달와했었지

까까머리 시절 아무리 책 가방 속에 편지를 꾸역꾸역 넣어두어도

답장이 없던 그 기집애,  어디에서 잘 살고 있는지

지금 옆구리 가까이 돌을 던지지 않아도, 편지를 보내지 않아도

알아서 등을 긁어주는 아내가 바짝 팔짱을 끼고 있다

배가 불렀지, 우째 아직까지도 애달와하던 그 때를 못 잊고 있을까

아무래도 저놈의 흐드러진 불빛 탓이라고 하고 싶은 나는 충분히 욕 먹기가 싼 그런 남자다

파인님, 이쯤 되면 저도 흐험 하고 기침 한 번 해야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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