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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친구

소매물도

소매물도*

 

행전 박영환

 

바다 위를 걸어가는 뱃전에
이야기들이 조곤조곤 놀러오는
가고싶은 섬

 

남매탑의 전설이
안개 속에 눈물을 글썽인다
하필이면 남매간에 사랑을 하다니
이룰 수 없는 사랑은 천년의 공간을 채우지 못해
하릴없이 굳은 손만 바라본다

 

파도 소리, 뱃고동 소리가 키운 야생화들이 
안으로 다스린 메아리들을 불러모아 

조심스럽게 말을 건다

 

폐교된 분교
잠들지 못한
아이들과 선생님의 합창을
무성한 잡초들이 대신 불러주고 있다

 

땀을 닦아주는 관세 역사관
이곳은 세관장을 지낸 제자가 기획하여
만든 곳이라 더 의미가 깊다
포토존으로 세워진 세관 직원 동상
안면이 많다
그러고 보니 그 친구를 너무 닮았다
반갑게 악수하며 기념사진 몇 장 남겼다

 

망태봉, 공룡바위 전망대에서
촛대바위며 등대를 바라본다
용감하게 급경사 계단을 내려가
등대섬을 향한 열목개 앞에 섰지만
바다의 빗장이 열리지 않는다
바지를 조금 걷어 올리고 들어가볼까
아서라, 밀려오는 파도가
철퍼덕 발목을 때린다

 

떠나오면서도
또 다시 찾고 싶은
가고 싶은 섬, 소매물도
 

 

*소매물도: 경남 통영시 한산면 매죽리, 그러나 실제는 통영보다는 거제도 저구항이 더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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