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행전 박영환
빗방울이 쪼아대는
군자정 난간 위에서
우리 장모님
아흔 두 살 손바닥에
연꽃을 건져 올린다
“곱다, 고와’
어느새
아지랑이의 온기, 그늘 두꺼운 아픔, 언 못의 상형문자
이 모두 비우고 채워서 받들었다
“장모님이 훨씬 더 곱습니더”
뜬금없는 늙은 사위의 립서비스에
새악시 연꽃 볼로 붉어진다
그래서 한 마디 더 덧붙인다
“장모님, 지금 시집가도 되겠심더”
*군자정은 청도군 화양면 유등리에 있는 넓은 연지(蓮池) 가운데 있는 정자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