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 친구

연꽃

연꽃

 

                        행전 박영환

 

빗방울이 쪼아대는

군자정 난간 위에서

우리 장모님

아흔 두 살 손바닥에

연꽃을 건져 올린다

곱다, 고와

어느새

아지랑이의 온기, 그늘 두꺼운 아픔, 언 못의 상형문자

이 모두 비우고 채워서 받들었다

 

장모님이 훨씬 더 곱습니더

뜬금없는 늙은 사위의 립서비스에

새악시 연꽃 볼로 붉어진다

그래서 한 마디 더 덧붙인다

장모님, 지금 시집가도 되겠심더

 

 

 

 

*군자정은 청도군 화양면 유등리에 있는 넓은 연지(蓮池) 가운데 있는 정자임.

'시 친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서유럽 여행  (0) 2023.08.15
  (0) 2023.05.08
참새 타령  (0) 2023.05.08
우리의 이무기님 듣고 있나요  (0) 2023.05.08
행복  (0) 2023.05.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