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도지역 서원•재실•고택 탐방(90)
조선 중기에 창건된 영모재(永慕齋)와 이서초등학교가 시작되었던 소원재(溯遠齋), 박상회(朴尙繪)의 묘재인 영사정(永思亭)
행전(杏田) 박영환(朴永桓)
전 청도문협회장. 前 교장
청도군 이서면 수야 2리 행정(杏亭) 마을은 신라의 국선 도선(道詵)이 ‘만년이 가도 깨어지지 않을 명당’이라고 소개한 유서 깊은 마을이다. 이곳에 김해 김씨의 영모재(永慕齋)와 고령 김씨의 소원재(溯遠齋) 그리고 밀성 박씨의 영사정(永思亭)이 있다.
영모재는 1607년(선조 40)에 창건한 오래된 재실이다. 이 재실 뒤에는 세조의 왕위찬탈을 풍자한 김종직의 조의제문(弔義帝文)을 사초에 올렸다가 극형을 당했던 탁영 김일손(濯纓 金馹孫), 탁영의 아버지인 이조참판(吏曹參判) 겸 경연춘추관사(經筵春秋館事)에 증직되었던 남계 김맹(南溪 金孟), 탁영의 증손으로 왜적을 물리칠 방책인 '청거왜사소(請拒倭使疏)'를 올렸던 도연정 김치삼((道淵亭 金致三)의 묘소가 있는데 그분들의 묘재이다.
소원재는 은곡 김성탁(隱谷 金聲鐸)의 재사이다. 의병 창의를 하여 고령 무계 전투에서 선봉장으로 활동하다 25세에 순절한 김홍한 장군의 6세손이다.
이곳은 원래 김경배(金敬培)의 서당(書堂)이었는데 1922년 그 아들 김용태가 이곳에 이서초등학교의 전신인 이서보성학원(사립학술강습소)을 개강했다.
영사정은 직재 박상회(直齋 朴尙繪)의 묘재이다. 직재는 병재 박하징의 7세손으로 천성이 엄격하고 학문을 즐겨 수학하였고 효성 또한 지극하였다.
이 행정 마을에는 동리의 상징인 수령 5백 년이 된 은행나무가 있다. 1505년(연산군 11) 소요당 박하담(消遙堂 朴河淡), 성와 박하청(城窩 朴河淸), 병재 박하징(甁齋 朴河澄) 삼형제가 심고 행단(杏壇)을 쌓은 뒤 성현 초상을 그려 분향배례(焚香拜禮)하며 학문을 연마하던 곳이다.
조선 세종 때 밀성 박씨 소고공파 입향조인 소고공 박건(嘯皐公 朴乾)이 밀양에서 들어와 시거(始居)했으며 그 후손으로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왜적에 맞서 창의를 했던 삼우정 박경신(三友亭 朴慶新)과 제우당 박경전(悌友堂 朴慶傳)을 비롯한 14의사, 외후손인 두암 이기옥(竇巖 李璣玉)과 순절한 이덕복(李德福)이 태어났으며 고령 김씨 입향조인 의재 김홍한(義齋 金弘漢)도 창의를 했다. 또 청도지역 유일한 퇴계 이황(退溪 李滉)의 제자였던 수모재 박적(守慕齋 朴頔)을 비롯한 많은 학자들이 배출된 곳이며 수헌 이중경(壽軒 李重慶)도 청도 최초의 사찬(私撰) 읍지(邑誌)인 ‘오산지(鰲山志)’를 이곳에서 편찬했다.
또 이 마을은 장수하는 마을로 알려져 있다. 이는 원래 이 마을이 명당이기도 하려니와 은행나무 및 뒷산 탁영 선생의 기를 받아서 그렇다고들 한다. 그만큼 은행나무와 탁영 산소가 있는 것은 큰 자랑이요 긍지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 은행나무가 아직 보호수로 지정되지 않고 있다. 빨리 지정되고 주변을 잘 정비하여 행단을 복원하고 창의를 하여 출정에 앞서 결의를 한 것으로 알려진 그 충의 정신을 기려 ‘의병상’ 등을 세워야 할 것이다.
그리고 탁영산소 가는 길도 매우 협소하다. 그런데 이 길마저도 현재 사유지를 밟고 가기에 문제가 있다. 빨리 소방도로가 확보되어 산소 및 전통 있는 재실이 화재로부터 보호되어야 할 것이다.
‘행정마을’이란 시제로 글을 올린다
동구에는 은행나무 뒷산에는 탁영산소
소고공 시거始居하고 임란 의사義士 태어난 땅
오시면 기를 받는 곳, 유서 깊은 장수 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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