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녕의 겨울 우포늪/ 행전 박영환

2010년 12월 29일 경남 창녕군 우포늪을 찾았다. 꽁꽁 얼은 빙원(氷原) 위에 눈까지 쌓여 늪 전체가 설국(雪國)이 되었다. 모든 수생 식물이며, 곤충류는 조용히 겨울잠에 빠졌고 어류, 패각류까지도 깊은 물속에서 월동을 하고 있는지라 그 모습을 볼 수 없었다. 겨우 몇 군데 열린 숨구멍에 기러기, 왜가리, 저어새, 고니, 오리 등 철새들이 모여 그들 특유의 목소리로 정담을 나누고 있었다. 어떻게 보면 그 숨구멍은 동리 우물 같기도 하고, 아니면 빨래터처럼 보였다. 새들은 동리의 물 긷는 아가씨나 빨래를 하러 나온 동네 아낙 같기도 했다. 쉴 사이 없이 뭔가를 이야기 하고 있다. 무슨 이야기일까? 개인이야기일까, 나라 걱정일까, 우포늪 이야기일까, 두고 온 고향이야기일까. 이웃에게 건네는 덕담일까, 시어머니나 올케에 대한 험담일까. 아니면 합창일까. 이도저도 아니고 주문을 외우고 있을까, 그럴지도 모른다. 얼음이 빨리 풀려 먹이가 풍성하기를, 가족의 건강을 나아가 국가의 안녕을 비는….
우포늪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큰 자연 내륙 습지로 창녕군 유어면, 이방면, 대합면, 대지면 4개의 행정구역에 걸쳐 펼쳐져 있다.
1997년 7월 환경부에 의해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으로 지정되었고 1998년 3월에는 람사르 협약에 등록되어 보호되고 있다.
우포늪은 수많은 동, 식물들에게 때로는 휴식처로 때로는 삶을 영위하는 터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우포늪은 생명을 감싸 안고 있다. 동, 식물뿐만 아니라 사람들에게도 가슴을 열어 보이는 우포늪은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느끼게 한다.
우포늪은 물이 흐르다 고이는 오랜 과정을 통하여 다양한 생명체를 키움으로써 완벽한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갖춘 생태계의 보고이며 생태계를 안정된 수준으로 유지시켜주는 야생 동, 식물의 천국이다.
동행한 아내에게 빨래터에 들어가면 새들이 친구라고 반가워할 것이라고 했더니, 젊을 때는 몰라도 이제 나이가 들은 할매를 좋아하겠느냐고 한다. 우포늪은 나이가 1억4천만년이나 된다고 한다. 그런데 인간은 고작 70도 되지 않아 나이 타령을 하게 되니 정말 유한한 존재임에 틀림없다.
습지는 한 마디로 물에 젖어 있는 땅, 물이 주변의 자연 환경과 살아가는 등 동, 식물의 생태를 조절하는 주된 역할을 하는 곳으로 물도 아니고 뭍도 아닌 지역을 의미한다. 이런 습지는 물가에 사는 새들을 비롯한 다양한 생물이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다.
어쩌면 아내와 나의 나이가 조금 기울어지기는 했지만 아직도 고개를 들 힘은 있으니 주위를 살펴보면 우리에게 물이 되어 달라고 부탁하는 곳도 있을 것 같고 뭍이 되어 달라고 부르는 이도 있을 것 같다. 이 기회에 늪의 마음이 어떤 것인지 더 배워서 그렇게 살아가야 되겠다.

유어면 전망대에서 바라본 모습

얼음 숨구멍에 모인 철새 가족들

전망대에 사진을 찍어 전시한 중대백로

늪 뒷편의 벌판 - 제방을 쌓기 전에는 이곳도 늪이었다고 한다.

멀리 눈에 쌓인 산

제방에 자전거를 즐기는 모습

우포늪 생태학습장 표지판

늪의 수문

우표늪 습지 보호지역 팻말 - 막 설치를 하고 난 뒤, 제일 먼저 찍은 사진

동요, 산토끼의 유래

생태관 위의 새 조형물

맨발의 까치들

입구

생태학습장 앞의 모습

이방면 늪가의 고목

이방면 쪽의 늪
'국내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부산에 내린 눈 (0) | 2023.01.12 |
|---|---|
| 부산 강서구 신호리 해돋이 (0) | 2023.01.12 |
| 거가대교와 김영삼 대통령 생가 (0) | 2023.01.11 |
| 양산 통도사 및 말사 (0) | 2023.01.11 |
| 부산 성지곡 공원 (0) | 2023.01.1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