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효창원, 눈이 내린 날/ 행전 박영환
2017년 1월 20일(금), 눈이 내린 날, 서울 효창공원에서
잠을 깨운 것은 아닌지요
오늘만이라도 쉬셔야 하는데
하기야 어떻게 잠이 오시겠습니까
사방이 이렇게 어지러운데
효창원은 문이 여러 개 있습니다
좁은 것 같아도 길도 여러 개 있습니다
둘러가는 길도 있고, 질러가는 길도 있습니다
저마다 제 길이라 하고 그 길이 맞다고 걸어갑니다
지금도 당신은 계단 길을 오르내리고 있습니다
계단은 어느 하나도 소중하지 않는 것이 없습니다
모두가 처음이고 끝이지요
하나하나 진실되게 디딜 때 우리 몸이 바로서서
원하는 곳에 이르게 되겠지요
길이 아닌데 길이라고 우기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꽃이 신음하고, 나무가 울고 있는데도
모르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눈이 와서 어제의 길을 덮어버렸습니다
이제 우리는 새 길을 만들어 걸어가야 합니다
비겁하고 거짓인 길을 지우고
참의 길을 만들어야 합니다
참으로 평화롭게 잠드신 것같은 당신
정말 이제 그렇게 모두 내려놓고
잠드셨으면 합니다
지금은 비록 아니더라도
꼭 그렇게 되겠지요.
효창원은 역사적으로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는 곳이다. 우선 정조시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이곳은 정조가 아버지 사도세자의 묘소를 천장하고자 한 명당이었다. 그런데 맏아들 문효세자가 5섯살에 갑자기 죽자 그곳에 예를 다하여 묻었다. 그 뒤에도 왕실의 묘소가 되기도 했지만 일제에 의해 전부 다른 곳으로 옮겨버렸던 것이다.
해방 후 그 자리에 3의사의 묘가 자리잡고, 이어서 임정요인들의 유해를 모시고 마침내 백범 선생까지 이곳에 안장했으니 상해임시정부의 정통성을 찾을 수 있는 요건을 갖추게 되었다.
그래서 이곳은 여느 공원과는 달리 순국 영령이 잠드신 곳이니 찾는 사람들도 마음 가짐이 다른 것이다.
눈이 오는 아침, 백범선생과 삼의사, 임정요인의 묘소에 첫발자국을 남겼다. 오늘은 쉬셔야 하는데 괜히 잠을 깨운 것 같아 죄송하기도 했다. 아마 요즈음도 나라 돌아가는 것이 당신께서 소망하던 그런 나라가 아니어서 잠을 잘 주무시지 못했을 것 같다.
모든 것이 바로 서서 더 이상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될 나라를 만드는 것, 그것이 선열에 보답하는 우리 후대들의 책무이다.

백범 김구 선생 묘소 - 눈에 덮인 정경(상)

눈이 내리지 않은 전날(17일) 백범 묘소 정경


묘소 올라가는 길

의열문


의열사 전경


의열사

애국지사들을 기리는 무궁화 동산



삼의사(이봉창, 윤봉길, 백정기)의 묘소 - 좌측 빈 자리는 안중근 의사의 유해를 찾으면 모실 자리이다.

전날(17일 ) 묘소 모습




위와 아래는 똑같은 곳이다. 겨울과 여름, 계절에 따라서 이렇게 다르다.


임정요인(이동녕, 조성환, 차리석 선생)의 묘소

여름에 찾았을 때 모습





능개천을 이루었던 샘터 - 지금도 물이 마르지 않고 흘러내리고 있다.






이봉창 의사상

백범 기념관

수녀와 비둘기

천진난만한 아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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