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감천문화마을에서/ 2015년 12월 8일(화) / 행전 박영환









전망대에서 시선을 돌려 다른 쪽으로 보면 완전히 다른 곳이다










골목에서
박영환
골목은 미로처럼 헝클어져 허리를 펴지 못했다
루핑지붕으로 겨우 비를 가리고 합판으로 대충 벽을 만들었던 곳
그 집들의 어깨를 타고 터져 나온 수많은 소리와 소리들
그게 사람 사는 소리라 하지만 햇살은 아이들 구구단 소리처럼 잠시 왔다가 뒷전이고
시린 바람이 해소기침처럼 끈질기게 멱살을 잡고 물바가지를 퍼부었다
스스로 골목대장이라고 어깨에 힘을 주던 형철이는 아직도 이 골목에 살고 있는지
지금은 어른 골목대장이 되었을까
70년대 , 신학기를 맞아 아이들 집 가정 방문을 했다
얼른 보아 이집이 저집 같고 저집이 이집 같아 전혀 구별이 되지 않았다
선생님 요건 경수집이고요, 조쪽은 필호집이고요 그쪽은 영자집입니더
형철이가 코를 훌쩍거리며 신나게 안내했다
마지막 찾은 형철이집, 단칸방에 여덟 식구가 살았다. 몸져누운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5남매
여덟 명이 아니고 일곱 명이라예, 울 아부지 돈 벌러 간다카고 나가서 안 온지 여러 해입니더
가물가물 30촉 전등 밑의 긴 한숨소리
지갑을 꺼내어 용돈 얼마를 할머니 손에 억지로 쥐어주고 나오던 날, 앞 바다가 왜 그렇게 어둡던지
이제 많이 변한 것 같다
지붕도 바뀌었고 벽들도 제법 분냄새가 진한 화장을 했다
대통령이 대표시절 다녀갔다는 사진도 붙어있고 예능프로에 촬영지가 되었다는 둥, 곳곳에 전망대며 포토 존도 있다
평일인데도 구경을 온 사람들이 많다. 관광버스도 있다
학생들이 단체로 온 듯, 우르르 떼로 몰려다닌다. 스마트폰 카메라가 분주하다. 달라졌다는 인증샷을 날리는 것 같다
정말 달라졌을까
밖과 안이 다르면 어쩌나. 안을 보여주기 싫어 문고리를 잡고 있는 사람은 없을까. 아직도 형철이 아버지가 돌아오지 않은 것은 아닐까
형철이, 경수, 필호, 영자, 이제 달라진 것 맞제.







말끔히 단장한 초등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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