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초등학교 / 경북 청도군 이서면
2014년 12월 10일/ 행전 박영환

김이 모락모락 난다
행전 박영환
오랜 만에 찾은 모교, 이서초등학교
이상하게 가슴이 콩닥거린다
아련한 첫사랑의 사진을 들여다보는 기분
어서 오너라
낯익은 수문장, 느티나무의 투박하면서도 정겨운 목소리
바지춤이 흐르는 줄도 모르고 뛰놀던 동산
구부정한 소나무 한 그루, 아직도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나를 업어주고 난 뒤에도 얼마나 많은 아이들을 업어주었기에
저렇게 허리를 더 못 쓰게 되었을까
운동장이 좁아졌다. 옛날엔 참 넓어, 뛰어도 뛰어도 저 만큼 남았는데
청군 이겨라, 백군 이겨라. 목숨을 걸고 외치던 함성
수 천명 웅대한 목소리는 어디로 가고
아이들 몇 명만 썰렁한 음표를 만들고 있다
교실을 기웃거려 본다
유리창에 늙은이 한 사람이 다가온다
어쩌면 알 것도 같고 아니면 전혀 이해가 되지 않는
난해한 저 웃음은 무엇인고
교정 한 켠에 자모들이 아이들 간식으로 준비한 것이라며
구수한 어묵을 듬뿍 건넨다
따뜻하고 정겹다
모교란 두 글자 위에 겨울을 녹이는 김이 모락모락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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