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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도가 좋다

청도 납닥바위 쉼터

청도 납닥바위

 

행전 박영환

 

누가 시키지 않아도 그는 납작 엎드렸다

그것이 그의 삶이었고 사랑이었다

과거 길에 오른 영남의 선비를 품어 푹 쉬어가서 급제하라고 등을 두드렸고

공물을 운반하는 동래부와 밀양부 역인들의 지친 다리를 주물러 주었고

정오가 되면 대구에서 오는 길손과 밀양에서 올라오는 길손들이 담배 한 모금에 담소를 나누게 했다

오륙십명은 거뜬히 품어서 쉬게 하던 바위

절벽 아래 청도천 맑은 물이 감돌아

계절의 풍경을 그려주었고

노거수 아래 찬물샘 한 바가지로 목을 축이면

새로운 기운이 솟아나던 곳

그의 품에 안기면 언제나 꽃과 나비와 새들이 춤을 추었다

그러던 그에게 때아닌 수난이 다가왔다

경부선 철도 부설시 매몰되어 흔적을 찾아볼 수 없게 되어 너무 안타까웠다

청도사람들은 귀한 보물을 잃어버린 듯

가슴 한구석이 비어 있었다

그런데 98년 도로 확장공사시

온전한 옛날 모습은 아니어도 조금은 그를 흉내내어

닮은 모습인 납닥바위가 나타나

반가운 옛님을 맞이하듯 새로 쉼터를 마련했구나

앉아서 하늘을 본다

숨을 크게 양껏 들이킨다

납닥바위, 그대는 납닥하지 않고

청도의 둥근 하늘이고 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