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쇠와 자물통
행전 박영환
어서 오십시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당신이 아니면 그 어느 누구도 접근할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있지 않습니까
첫날밤의 신방처럼 설레임에 잠시 가쁜 숨소리가 들린다
약속된 인연이라 다툴 일이 없으니
창과 방패는 축제의 한몸이 된다
분명히 선연이로고
열쇠는 미소를 머금는다
기어이 열고 말겠다
열쇠는 예리한 몸짓으로
자궁에 파고들 때를 노리고 있다
태풍 전야처럼 무서운 공포가 스치고 지나간다
정해진 운명이라 어쩔 수 없는 것인가
창과 방패의 비극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분명히 악연이로고
자물통은 눈을 감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