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스위스 - 융프라우어 등정
행전 박영환
제6일차- 2023년 6.30일(금)
대망의 스위스 알프스의 융프라우를 등정하는 날이다. 인터라켄에 있는 이곳은 가장 높다는 뜻으로 '유럽의 지붕'이라는 불리는 곳이다. 높이가 무려 3,454 미터에 이르며 일년 내내 눈이 녹지 않는 만년설이고 눈덮인 설경이 신비의 경지이기에 '젊은 처녀의 어깨'라고 부르기도 한단다.
서유럽 여행을 계획했을 때 내 개인적으로는 다른 곳도 매력적이지만 이곳에 마음이 더 끌려 내심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이날 기상 상태가 별로 좋지 않았다. 등정을 한다는 설렘에 새벽 5시에 버스에 올랐는데 마음이 편치 않았다. 이번 여행을 하는 며칠간 여름 날씨라 약간 덥기는 해도 비가 오지 않아 다니기 좋았다. 그런데 하필 기상이 가장 좋아야 할 날에 이렇게 비가 오락가락하니 걱정이었다. 비가 세차게 쏟아질 때는 혹시 차질이 생길가봐 가슴을 조이다가 반짝 좋아지며 산등성이가 훤히 보일 때는 희망에 안도를 하곤했다. 팀들 중에는 바티칸을 비롯하여 여러 도시의 성당에 많이 들려 기도도 많이 했는데 하나님도 너무 하신다고 투정(?)을 부리기도 했다. 하나님께 단체 청원 카톡이라도 보내자며 웃었다. 인솔자 정은주 씨는 추측컨대 이 정도이면 괜찮아 질 것이라고 팀원들을 위로하였다. 그는 능청스럽게 사람을 편안하게 하는 기술이 있었다. 국경을 지나고 휴게소에 들러 준비한 아침 식사를 먹을 때도 역시 비가 왔다.
아무튼 밀라노에서 버스를 타고 4시간 정도 달려 인터라캔에 도착하여 한국 사람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점심(설렁탕)을 먹었다. 곳곳에 한국 사람이 없는 곳이 없는 것 같았다. 설렁탕도 괜찮았지만 젓가락이 더 좋았다. 맨날 어색한 포크질에 고생을 한 터라 오랜만에 젓가락질을 하니 편했다.
기차를 타고 이동하는 중에 딸 3명과 같이 온 부부와 같이 앉았는데 보기가 좋았다. 이분들은 부산에서 온 분들이라 흡사 고향분을 만난 것 같았다. 이번에 이상하게 부산에서 온 분들이 많았다. 기차에 이어 다시 톱니바퀴 산악열차 편을 이용했다가 곤돌라(아이거 익스프레스)에 탑승하여 올라갔다. 비가 오지 않으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감상하며 사진도 찍을 수 있을 것인데 빗물에 가려 아쉬웠다.
얼음궁전, 스핑크스 전망대 등 관광객을 위하여 다양한 볼거리가 준비되어 있었다. 흡사 미로를 지나는 것 같아 바쁘게 사진 몇 장을 찍고 많은 인파인지라 대열에서 떨어질세라 앞 사람의 뒷꽁무니를 따라 열심히 올라갔다.
정상에 발을 디디는 순간 바람이 세차게 불고 눈이 뺨을 때렸다. 비가 눈으로 변한 것이다. 날이 좋으면 좋은 대로 장점이 있지만 또 정상에서 눈을 맞는 것도 또다른 경험이고 추억이 될 것 같았다. 사진 몇 장을 찍고 미끄러운 길을 조심조심 내려왔다. 더 있고 싶어도 추워서 버틸 수도 없을 것 같았다. 내려와서 준비한 라면으로 입을 따뜻하게 했다. 그 맛이 일품이라고 정은주씨가 강조를 해도 그저 그러려니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정말 그 어느 때 먹던 라면 맛에 비교할 바가 아니었다. 먹지 않았다면 후회할 뻔 했다.
기대한 만큼 아름답고 웅장한 유럽의 지붕, 오래오래 잊지 못할 것같다.














바람 업고 눈을 이고
하늘 지붕
이곳에 섰다
가끔
이 모습 찍어 보내주던 친구들이 부러웠다
사진을 많이 찍었다
뭔가 숙제 하나를 해결한 것 같다
라면 국물이 속을 편안하게 해준다
그러고 보니 그 국물에
융프라우어도 같이 타고 넘어간 것이다
(융프라우 라면국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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