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는 것
행전 박영환
웃는 것이다. 바보라 해도 웃는 것이다. 아무 준비도 없고 나누어 가질 것도 없어도 그냥 좋아라 웃는 것이다. 그렇게 해서 만족한다는데 웃지 않을 수 있는가. 초대받지 않는 광장이래도 불 하나 켜고 그냥 가슴을 맞대고 웃어보는 것이다. 지금 숲은 자꾸만 어두워지고 추위가 몰려오는데 웃는 소리만 가득하다. 참 별난 기획이다. 대사의 처음과 끝이 웃음뿐이니. 혹시 우는 소리가 어디 들릴까 귀를 기울여도 웃음은 그치지 않는다. 어디까지 갈까. 정말 끝이 있기는 있는 것인가. 실타래 속에 비비고 감춘 웃음의 행진. 그래 웃어 주자. 저렇게 웃기고 있지 않는가. 웃어주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