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도에 가본 덕사
행전 박영환







2021년 1월 마지막날인 31일, 청도읍에 소재하는 덕사를 찾았다. 사실은 오늘, 원래 목적지는 덕사가 아니었다. 덕사 근처 다리 밑에 원앙새들이 많이 온다는 말을 듣고 오랜만에 새를 한 번 찍어보려고 했다. 그래서 광속에 밀쳐놓은 카메라도 챙겼다. 전에 부산에 있을 때 한 동안 새를 찍기 위해 무거운 카메라를 들고 많이 찾아다녔지만 청도에 오면서 그것도 시들해진 것이다. 하기야 그 뒤에도 카메라는 많이 들고 다녔다. 외국에 나갈 때도 꼭 휴대를 했는데 휴대폰 카메라 성능이 좋아지면서 카메라가 구박을 받은 것이다.
아무튼 카메라를 단단히 챙겨 덕사 밑 청도천 파랑새 다리에 갔다. 그런데 생각보다 새가 적었고 줌으로 당겨도 그림이 좋지 않았다.
그런데 마침 동행한 아내가 덕사에 한 번도 가지 않았다고 하기에 이 참에 한 번 올라가기로 한 것이다.
덕사는 산 전체가 하나의 섬으로 되어 있다. 청도천에 잠수교가 있긴 하지만 비가 조금만 와도 물에 잠겨 건너갈 수가 없다. 다행히 요즈음은 파랑새다리가 설치되고 산으로 오르는 급경사에도 지그재그 데크를 설치하여 편안하게 오를 수 있게 했다. 오늘 우리도데크길을 타고 갔다.
내가 가지고 있는 사진 중에 가장 오래된 사진이 이 덕사의 영산 보전 앞에서 찍은 것이다. 초등학교 4학년 경에 이곳에 소풍을 온 기념으로 찍은 것 같다. 학교에서 이곳까지는 족히 30리는 되지만 그 때는 소풍이란 말 대신 원족이라고 했으니 멀리 소풍을 많이 갔다. 죽바위도 가고 남산꼭대기까지 갔다.
덕사가 자리잡고 있는 산이 주구산이다. 개가 달리는 형상이란 것이다. 그런데 개가 이렇게 달아나는 통에 청도에 인재가 나지 않는다는 속설이 있어 개를 멈추게 하기 위해 절을 짓고 이름을 떡절이라 했다. 개가 좋아하는 떡을 먹으며 멈추라는 것이다. 그래서 한자로 병사(餠寺)라고 했다는데 그 뒤 절 이름으로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하여 덕사로 바뀌었다. 그러나 청도 사람들은 지금도 덕사라고 부르기보다는 떡절이라고 많이 인식하고 있다.
또한 이곳은 이서산성이 있던 곳인데 이서국(伊西國)이 297년(신라 유례왕 14)에 신라와 격전을 치렀다. 한때는 신라를 위협할 정도로 강국이었지만 이 전투에서 패하면서 멸망의 길로 접어 든 것이다.
절은 규모가 그렇게 크지 않다. 영산보전, 명부전, 범종각, 삼성각 정도만 있을 뿐이다. 잠시 휴식을 취한 뒤 이 번에는 남쪽 데크를 따라 내려왔다. 내려오는 길에 '쇠말뚝을 박은 곳'이 있다. 일제가 전국 곳곳에 우리 민족의 기를 누르기 위해 쇠말뚝을 많이 박았는데 이곳도 그 중에 하나다.
잠수교를 건너면서 미련을 가지고 새들을 살폈는데 역시 별로였다. 그래도 몇 장 담기는 했는데 영 마음에 들지 않는다.